2012년 12월 25일. 친한 친구인 진택이가 남미여행을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2012년 12월 26일. 부모님이 나에게 남미여행을 같이 갈 생각이 없느냐고 물어보셨다.
2012년 12월 27일. 남미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매하고, 볼리비아에 입국하기 위한 황열주사를 인천검역소에 가서 맞았다.
그리고 대망의 2012년 12월 29일. 남미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나의 남미여행은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진행되었고, 앞으로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그 이야기들을 연재하려고 한다. 내 머리속에서 그 소중한 순간들이, 감정들이 희미해지기 전에.
나는 29일날 아침에 비행기를 타고, 약 40시간이 걸려 30일날 아침에 페루의 수도인 리마에 도착했다. 왜 29일날 아침에 비행기를타서 40시간을 보냈는데도 30일 아침이냐 물어본다면 그건 내가 날짜변경선을 지났기 때문이다.
( 서울 -> 벤쿠버 -> 토론토 -> 페루 ) 갈색선은 날짜변경선, 빨간선은 대략적인 비행기경로.
이렇게 서울이랑 정 반대인 남미. 딱 12시간 차이가 나는 페루에 나는 도착했다. 페루에 대한 글을 쓰고싶지만 그 전에 비행기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할까 한다. 나의 글은 내가 썼던 일기와 + 지금 기억나는것들 + 그리고 쓰고싶은 말들을 함께쓰기에 보기에 다소 불편할수 있지만 그냥 그러려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이해하는데 문제있는거 아니죠?
10시간이란 비행을 마치고 벤쿠버에 드디어 도착했다. 근대 벤쿠버에 도착해서 짐을 기다리는데, 골때리게 진택의 배낭에 커버와 커버와 침낭이 사라져있었다. 그래서 캐나다에어라인에 가서 우리꺼 짐 없어짐. 커버랑 침낭! 이랬더니 그 친구들이 친절하게 영수증같은걸 써줬다. 니들 이거 한국가서 보여주면 보상해줌ㅋ 우왕ㅋ굳ㅋ. 그리고 마지막으로 짐찾는곳에 한번 더 갔는데 찾음. 우왕ㅋ굳ㅋ!! 그리고 나서 벤쿠버 공항에 내리니 미리 연락해놨던 윤지누나가 뾰류퉁하게 기다리고있었다. 어떻게 비행기이름도 안알려주고 온다는말만하고 게다가 늦게나왔냐고 삐져있었다. 히히 반가우면서 삐져있긴ㅋ 누나를 만나고 우리는 캐나다달러가 없었기에 누나의 자비아래 지하철표를 끊었다. 지하철표는 가격은 기억 안나지만 무척이나 비쌌던걸로 기억된다. 왜냐면 윤지누나가 왜이렇게 지하철표가 비싸지? 라고 하면서 눈물을 머금고 3장 사줬거든ㅋㅋ 근데 웃긴게 한정거장 지나가니까 지하철표가 싸졌음... 공항 내리는사람들한테만 비싸게 받나봐... 표검사도 안하는데 한정거장만 가서 내려서 표살껄... 아까운 돈.
하지만 우리가 가방을 메고 돌아다닐수 없기에 윤지누나가 이곳저곳 수소문해서 윤지누나 친구의 집에 잠시 짐을 킵해놓기로 했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내리고 버스를 타고 축축한 날씨에 축축한 길을 걸어걸어 가방을 맡기고, 배가고픈 우리는 뭘먹을지 고민을 했다. 마침 그곳이 한인타운이여서 많은 한국식당이 있었고, 나는 연어를 먹.... 먹고싶었지만 ㅠ_ㅠ 한국에서 떠난지 하루됬고, 또 가격도 비싸서 한국에서 먹을수 있는 음식은 배제하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음식이 햄버거!! 레드 립슨인가? 레드 뭐더라... 멕시코에서 만났던 현종이가 일했던 곳이라던데. 하여간 그곳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 그리고 고구마튀김을 먹었다. 햄버거가 겁나 커서 나 하나 다먹으니까 배불렀다. 사실 하나 다먹고 감튀랑 고구마튀김도 잔뜩먹고 리필까지해서 포장까지 해왔징 히히. 사진이 있는데 사진은 지금 잠시 어디 가있는중이라 나중에 기억나면 수정하도록 하겠다.
그렇게 밥을먹고 나오니 벌써 어둑어둑. 시간은 아직 오후 6시쯤이였던걸로 기억했는데 정말 해가 다 져버렸다. 윤지누나왈 벤쿠버의 별명이 레인쿠버라고. 비가 하두와서 해떠있는걸 보기가 힘들다고. 여담이지만 나중에 만난 벤쿠버에 사는 캐나다인이 레인쿠버? 처음듣는데? 웃기네 하하ㅋ 라고 했다는거. 근대 정말로 해 일찍지고, 안개끼고, 비오고, 바닥 축축하고, 날씨 우울하니까 힘이 안나더라. 우리나라처럼 해쨍쨍! 봄여름가울겨울 개성 뚜렸한 나라에서 살다가 하루죙일 칙칙한 나라에서 있는게 참 힘들꺼야. 힘내삼 윤지누나. 그때 누나가 돈 많이썼으니 특별히 많이 출연시켜주는거야. 올때 구스다운좀 사다주고ㅎㅎㅎ 트리플엑스라지로ㅎㅎㅎ 그렇게 밥을먹고 동내를 한바퀴 돌고, 무슨 호수인지 강인지 바다인지 하는곳 옆에있는 길을 좀 걷다가, 쇼핑의 거리로 가서 아이쇼핑 구경좀 하고, 그리고 커피숍에 들어갔다.
커피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시간이 조금 흐른후에 우리는 너무 피곤해서 공항에 가기로 했다. 공항에 가기전에 일단 맡겼던 짐을 찾으로 다시 걸어걸어 남의 집으로. 들어가봤는데 야경이 그냥 부왘!! 그래서 안에서 뒹굴뒹굴거리면서 야경보고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그리고 윤지누나 노트북에있는 영화인 '유로트립'도 내 핸드폰으로 옮기고, 그리고 또 수다떨다가 집을 나왔다 (유로트립 존나재미있다!!!! 5번봄!!!!). 그리고 걸어가는데 아닛! 핫도그를 파는 트럭이당! 나 저거 먹고싶은 사주셈 했는데 비쌌다. 하루죙일 누나한테 얻어먹고 미안해서 미국달러로 계산 되냐고했더니 된다구했다. 그래서 달러로 계산하고 먹었다. 핫도그 맛있쪄! 그리고 지하철역에서 누나와 작별인사를 하고 우린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서 나는 밤비행기, 그리고 진택이와 현석이는 아침비행기로 토론토다. 하지만 또 토론토에서 페루까지는 같은 비행기기에 잠시만 안녕. 현석이에게 내 침낭을 빌려주고 나는 비행기를 탑승했다. 비행기에서 고산병에 대해 걱정하며 잠들고, 일어나니 토론토에 도착. 배가 고팠다.
토론토에 도착해서 배가 고파, 뭘 먹어야 돈을아끼고 배가 안고플수 있을지 생각하며 짐을 싸매고 이리저리 공항을 배회했다. 그러다가 보인 서브웨이 샌드위치. 서브웨이 샌드위치에 가서 나름 영어공부좀 했다고 이것저것 물어봤지만 알바하는애가 못알아듣는지 자꾸 다시물어보고 뭐라뭐라 말하는데 나도 못알아듣고... 그냥 손가락질해서 오늘의 샌드위치같은거 시켰다. 30cm짜리 시키고, 음료쿠키 아무것도 안시키고 샌드위치만 시켰더니 애들이 이상하게 쳐다봤다. 뭐 어쩌라고 돈없어 안먹어!! 그리고 앉아서 냠냠 샌드위치를 먹는데 눈물이 났다. 맛있다 ㅠ_ㅠ. 하지만 또 내 영어실력을 생각하니 슬프당 ㅠ_ㅠ. 그리고 또 샌드위치를 한입먹으면 맛있다 ㅠ_ㅠ. 그리고 서브웨이쳐다보면 알바개갞끼... 슬프다 ㅠ_ㅠ. 그렇게 멍때리며 한번도 보지않았던 가이드북을 살펴보며 시간을 때우고, 드디어 진택이와 현석이를 만났다.
현석이와 진택이도 나와 다르지않게 배가 고파있었고, 그들은 피자를 먹었다. 하지만 나는 피자는 별로여서 또 서브웨이 샌드위치감... 또 오늘의 샌드위치 30cm 시킴... 이번에는 음료까지 큰맘먹고... 맛있쪙!! 그리고 샌드위치는 또 반 남겨서 이따 배고플때를 대비해 나눠놨다. 나란남자 하루 4끼먹는남자. 한끼에 샌드위치 15cm 먹는남자. 하루에 먹는 샌드위치가 60cm, 그 많은 샌드위치는 과연 똥으로 나왔을까? 몇센치나 될까? 그 후에 또 배가 고파진 진택이와 현석이는 내가 봐뒀던 도넛과 커피를 파는곳에 갔다. 윤지누나가 알려준 바로 그곳! 싼가격에 도넛을 팔던 그곳은 바로 팀 홀 튼 !! 그랫다 팀홀튼인거시여따. 캐나다에 가본 사람은 누구나 안다는 팀홀튼! 나도 잘 모르는데 팀홀튼이란 커피체인점이 엄청 유명함. 도넛도 싸고 맛있고 커피도 싸고 맛있고. 캐나다인이 제일 사랑하는 커피숍,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는 도넛을 판다는 팀홀튼. 팀 홀튼이 원래 캐나다인 하키선수 이름이라고 한다. 캐나다 회사였지만, 지금은 미국으로 팔렸다는 슬픈 소식이 있다. 하여간 팀홀튼 도넛 쌈. 그리고 그거들고 비행기탔더니 기장이 팀홀튼 최고라면서 막 그랬음. 그래서 내가 세계최고도넛이라고 그러니까 니네나라에도 팀홀튼 있냐고 물어봄. 그래서 없다그럼ㅋ 오늘 처음봄ㅋ ㅈㅅㅋ
그렇게 우리는 남미로 가는 마지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머리는 떡져있었고, 피부는 기름졌지만 내 머리속은 복잡미묘했다. 오랫만에 가는 배낭여행의 설레임과 걱정, 그리고 고민들로. 이번 여행에서 내가 원하는건 무엇인가. 찾고싶은것과 알고싶은것, 그리고 볼것과 배울것들은 어떤것들일까. 만날 사람들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병은 걸리지 않을지, 아프지는 않을지, 음식은 입에 맞을지, 다치지는 않을지. 그런 고민속에서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느끼며 잠들었다. 눈뜨면 남미에 와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