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님의 2014년 신년사로 이 글을 시작하겠다.
건물(建物)은 높아졌지만
인격(人格)은 더 작아졌고,
고속도로(高速道路)는 넓어졌지만
시야(視野)는 더 좁아졌다.
소비(消費)는 많아졌지만
기쁨은 더 줄어들었고,
집은 커졌지만
가족(家族)은 더 적어졌다.
생활(生活)은 편리(便利)해졌지만
시간(時間)은 더 부족(不足)하고,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소중(所重)한 가치(價値)는 더 줄어들었다.
학력(學力)은 높아졌지만
상식(相識)은 더 부족(不足)하고,
지식(知識)은 많아졌지만
판단력(判斷力)은 더 모자란다.
전문가(專門家)들은 늘어났지만
문제(問題)는 더 많아졌고,
약(藥)은 많아졌지만
건강(健康)은 더 나빠졌다.
돈을 버는 법(法)은 배웠지만
나누는 법(法)은 잊어 버렸고,
평균수명(平均壽命)은 늘어났지만
시간(時間) 속에 삶의 의미(意味)를 넣는 법(法)은 상실(喪失)했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졌고,
우주(宇宙)를 향해 나아가지만
우리 안의 세계(世界)는 잃어버렸다.
공기(空氣) 정화기(淨化器)는 갖고 있지만
영혼(靈魂)은 더 오염(汚染)되었고,
원자(原子)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偏見)을 부수지는 못한다.
자유(自由)는 더 늘었지만
열정(熱情)은 더 줄어들었고,
세계평화(世界平和)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마음의 평화(平和)는 더 줄어들었다.
내가 글을 쓸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시작할까'이다. 사실 글을 써 나아가는데 있어서, 제일 고민을 많이 하고, 제일 많이 지웠다 다시쓰며, 또 제일 많은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 바로 시작, 영어로는 Intro이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느끼는건, 영어를 쓰다보니, 이제는 한국어도, 영어도 둘다 어중간해 져버렸다. 예를 들자면 예전에는 내가 말하는 100을, 한국어로 100 구사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한국어로 60, 영어로 40 이라고 할까. 즉, 한글로 도입부라는 단어를 까먹고, 영어인 Intro가 머리속에 자리잡았다는 말씀. 영어도 못하는데 가끔 단어가 한글보다 영어가 먼저 생각날때가 있으면 뿌듯하기도 하면서, 허세처럼도 느껴진다. 그래도 이렇게 영어가 늘어나니 좋다.
이렇게 또 쓰잘대기없는 이야기로 도입부를 시작하였다. 시작하고나서 편한 점은 그 이야기에서 파생되는 이야기들을 쭉쭉 써나가면 된다는 점? 머리속에 엉켜있는 실들의 어느 한 부분을 잡고 쭉 끌어내듯. 쓰다보니 이거 참 훌륭하고 적당한 표현이라고 생각되는데, 엉켜있는 실의 끝 부분을 잡으면 잡을수록 내가 쓰고자 했던 이야기를 더욱 더 많이 쓸수가 있는것 같다. 내가 쓰면서도 정리를 못해 설명을 조금 더 보충하자면, 도입부에서 실의 중간을 잡았다고 치면, 왼쪽은 A, 오른쪽은 B라고 했을 때, 한쪽의 이야기만 쓸 수가 있다. A와 B, 둘다 쓸 수는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시작할 때 실의 2:8 지점을 잡았다면, 나는 8 만큼의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글을 쓸수가 있다. 이렇게 쓰고나니 읽는 사람들은 뭔 개소리인가 할 것같은 느낌이 온다.
다시 에세이 이야기로 돌아와서, 내가 배운 영어 에세이 쓰는 방법은 Intro, body, conclusion으로 나눠져 있는데, 그 중 가장 흥미있는 부분은 항상 도입부였다. 인트로를 쓸 때, Hook 이라는게 있었는데, 말 그래도 도입부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후킹하는거다. 낚시할 때 배웠던 후킹처럼 입질이 왔을 때 확 땡겨서 낚는거지. 하지만 저딴 머리속에 엉킨 실 이야기로는 가능성이 적어보이긴 한다 하하. 그래도 내가 이렇게 쓰는 이유는, 그냥 쓰고싶으니까 쓰는거다. 하나의 스트레스를 푸는 Habit이랄까? 하하, 밤이 되니 좀 sentimental한지 English가 자꾸 나오는군요. 는 한심하군. 나는 영어로 에세이 쓸 때도 항상 저 Hook 부분이 너무 좋았다. 하나에서 두개의 문장으로 글 전체에 흥미를 가지고 읽게 만들다니.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요즘의 인터넷 기사들이 자극적인 제목으로 많이들 사람들을 낚는데, 앞으로는 그런 기사보다 정말로 흥미를 갖게 만드는 도입부를 많이 봤으면 좋겠다. 예를들면 엉켜진 실이라던지.
라면을 끓일 때, 라면과 스프중에 무엇을 먼저 넣냐는 질문이 유행했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대답은 '물 병신아' 였고. 나도 이런 글을 쓸 때, 무엇을 쓸까, 왜 쓸까, 이런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 이전을 보자면 그냥 글을 쓰고싶을 때가 있다. 있는데 이번 문단은 참 마음에 안든다. 어거지야 좀. 왜냐하면 실타래를 좀 잘못잡았다 하하. 전혀 관련없는 인트로 이야기에 집중하다 이상한곳으로 빠졌거든. 하하 지우기는 아깝고, 그냥 진행한다! 어쩔 수 없이 부자연스럽더라도 원래 쓰고싶었던 주제로 돌아가자면, 내가 글을 쓰고싶을 때 가 언제인지 나도 궁금하다. 내가 아는 몇가지 이유는 아주 좋은 글을 봤을 때, 문득 무언가를 느꼈을 때, 열심히 살았을 때?, 잠자다 새벽에 일어났을 때?, 또... 외로울 때? 등 이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총점 100점을 넘었을 때, 써야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글은 쓰면서도 나에게 괴리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자꾸 이러면 여러분이 점점 오늘의 글은 이상하구나! 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 이제는 잘 써야지.
오늘은 몇가지 조건이 충족되었는데, 일단 아주 오래잤다. 24:00시에 잠들어서 7:00시 즈음에 잠을 깼고, 컴퓨터를 하다 다시 9:00시 즈음에 잠이 들어 15:30에 일어났다. 그리고 운동을 갔다 밥을 먹고 21시에 자서 다음날 1:30에 일어나는 기록을 세웠다. 24시간중 16시간 30분을 자다니! 내 생에 이렇게 오래 자보긴 처음이다. 그렇게 자고나니 지금 잠이 안온다. 두번째 조건은 반기문 총장님의 신년사를 보고 아주 좋았다. 참으로 멋진 글이라고 생각한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참 멋지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좋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도 좋은 사람이고, 좋은 말을 하는 사람도 좋은 사람이다. 입에 발린 말이나, 가식적인 글, 또는 자극적인 맛으로 가린 음식이 아니라. 뭐 그렇다고 생각한다. 사실 세상에 나쁜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알고보면 다 좋은 사람들밖에 없을거다.
이렇게 쓰다보니 뭘 쓰려고 했는지 까먹었다. 글에 집중도 잘 안되고 뭘 쓰는지도 모르겠고. 항상 제멋대로인 글이였지만 내 나름에 마음에 드는 글이 있고, 마음에 안드는 글이 있는데, 이 글은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네. 그래도 일단 쓰니까 올리기는 해야지.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고. 항상 잘할 수는 없잖아. 가끔식 못해주기도 해야 잘함이 빛나니까. 아아 이 똥같은 글을 반기문 총장님의 신년사를 올림으로써 마무리해야겠다. 아니다, 반기문 총장님의 글을 앞쪽에 둬서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군. 이 글을 끝까지 읽은 사람들은 왜 앞에 신년사가 올라가있는지 알겠군 으히힠, 다음번에는 더 잘 쓰도록 노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