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문학/역사/철학/사회과학 분야별 독서 노하우
실용/문학/역사/철학/사회과학 분야별 독서 노하우
[북데일리] 책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과식’도 권유할 만하다. 닥치는 대로 읽다보면 스스로의 길을 찾아 갈 수 있다. 단, ‘편식’만큼은 피해야 한다. 좋아하는 분야만 읽는 ‘편식 독서’는 늘, 제자리에서 맴돌 뿐 더 나아가지 못한다. 다양한 경험이 인생의 자양분이 되듯, 다양한 책읽기는 인성의 거름이 된다.
“이래라 저래라 해서 싫다”는 이유로 자기계발서를 멀리하는 사람, “난해하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인문과학서를 안 읽는 사람, “성공하면 뭐든 미화 시킨다”는 이유로 성공담을 싫어하는 사람. 편식의 종류 역시 천차만별이다.
이들 상당수는 싫어하는 분야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소문만 듣고 책을 샀다가 실망하거나, 도전하려고 했다가 펴보지도 않은 상황을 겪으며 편견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하고 성급한 판단이 아닐 수 없다. 우리를 성장시키는 책들은 도처에 깔려 있다. 제목, 장르만 보고 지레 겁을 먹었던 책들을 접할 필요가 있다.
1940년 첫 출간 된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멘토. 2000)이 이를 증명한다. 여기서는 공저자 모티머 J. 앤들러, 찰스 반 도렌이 제시하는 ‘분야별로 다르게 읽는 법’을 알려준다. 싫어하는 분야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 실용, 문학, 역사, 철학, 사회과학 다섯 가지 분야에 걸쳐 그 해법을 찾아본다.
▲실용 서적 읽는 법
실용 서적을 잘 읽는 사람. 기본적인 어휘, 명제, 논증을 아는 사람은 그 속에 숨겨진 선전을 찾을 수 있다.“감정적으로 영향을 주려는 말”을 찾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설득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책이 호소하는 내용을 깊이 생각할 수 있다.
실용 서적에 대해 기억해두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책만 읽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는 점이다. 이론 서적은 책 속에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그러나 실용서적이 다루고 있는 문제들은 실제적인 행동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행동으로 직접 옮겨보지 않고서는 아무 문제도 풀 수 없다.
▲문학 서적 읽는 법
문학 작품을 읽을 때는 지식을 전달하는 서적의 기본적이 차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차이가 왜 소설을 철학 서적처럼, 시처럼, 수학책처럼 읽어서는 안 되는지를 설명해 준다.
가장 뚜렷한 차이는 글을 쓴 ‘목적’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독자가 경험한 또는 경험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려는 것과 책을 읽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전달’하는 것으로 목적의 차이가 있다.
문학 서적은 경험을 전달한다는 목적을 달성하면 독자에게 즐거움을 준다. 시나 소설을 읽을 때는 ‘능동적인 수동성’이 필요하다. 이야기를 읽을 때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든 내버려 두는 것이다. 우리를 감동시키도록, 그 책이 독자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맡기는 것이다. 책을 향해 자신을 열어두는 태도야 말로 가장 좋은 방법이다.
소설이나 시가 주는 즐거움이 어디에서 오는지 잘 파악하면 할수록 문학 작품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 가치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점점 비평 수준을 높힐 수 있다.
▲역사 서적 읽는 법
역사 서적을 읽을 때 지켜야 할 두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능하다면 관심 있는 사건이나 시대에 대해 두 권 이상의 책을 읽어라.
둘째, 과거 특정한 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기 위해뿐만 아니라 모든 시대와 장소, 오늘날 인간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배우기 위해 읽어라.
역사 서적은 다음 두 가지 사항에 대해 비평을 하면 된다.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하고 나서 사실성이 부족하지 않은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독자가 그 주제에 대해 특별한 지식을 갖고 있다면 역사가 자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 중 더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첫 번째 ‘비평’이다. 훌륭한 역사가는 이야기꾼 기질과 과학자로서의 재능은 물론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뿐 아니라 어떤 일이 “일어난 것 같은가” 역시 알 수 있어야 한다.
▲철학 서적 읽는 법
철학책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책에서 답하려고 하는 물음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하게 언급될 수도 있고 은연중에 드러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그 질문을 찾아내야 한다.
훌륭한 철학 이론 서적들은 우수한 과학 논문처럼 수사학적이거나 선동적이지 않다. 저자의 ‘인격’에 대해 우려하거나 그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을 조사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저자와 같은 문제를 다루고 있는 철학자들의 작품을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철학자들은 사상의 역사 속에서 서로 오랜 대화를 나눈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마음을 굳히기 전 그 대화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이 좋다.
철학자들도 서로 의견이 다르다는 사실은 독자에게 큰 문제가 아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렇다. 첫째, 오래된 문제인데도 의견이 다르다는 사실은 그 문제가 풀리지 않은 또는 풀 수 없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어디에 수수께끼가 있는지 알아내는 것은 좋다. 둘째, 다른 사람들과 의견이 다르다는 데 그다지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독자가 할 일은 ‘스스로 마음먹는 것’ 뿐이다. 철학자들이 쓴 책을 통해 이루어진 길고 긴 대화 속에서 어느 것이 참되고 어느 것이 그른지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 과학 서적 읽는 법
사회과학 서적의 저자가 사용하는 용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용법을 제대로 명기하지 못하는 저자의 무능력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핵심 용어는 보통 일반적인 의미로 이해해도 가능하다. 거기서부터 명제와 논증으로 넘어가면 된다. 훌륭한 책이라면 이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사회과학 서적을 분석하며 읽을 때 독자가 밟아야 할 첫 단계는 무엇에 관한 글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어떻게 든 그 답을 찾아야 한다. 이는 단순히 부과된 과제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읽고 있는 책이 어떤 분야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그 책을 이해하는 길에 들어선 것이다.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은 불어, 스웨덴어, 독어, 스페인어, 이태리어로 번역 소개 된 세계적 스테디셀러다. 책은 독서의 수준을 총 4단계로 나눈다. 기초적인 읽기, 살펴보기, 분석하며 읽기, 통합적인 읽기로 구분한다. 독자는 이를 통해 책읽기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책은 “수 없이 쏟아지는 많은 책들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소장가치는 물론 두고두고 읽을 만한 탁월한 고전이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2007년 03월 30일 (금) 10:21)
출처: http://bookdaily.co.kr/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