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홍합과 폐 타이어, 그리고 조개

jwlee 2014. 12. 5. 13:13

요즘 홍합을 폐 타이어에 키우는게 문제라고 한다. 사실 그 기사를 들었을 때, 흥미가 갔던건 왜? 였다. 왜 홍합을 폐 타이어에 키울까?


폐 타이어와 홍합과의 관계를 말하기 전에, 요즘은 많이들 알고 있는 것. 우리가 먹는 홍합은 홍합이 아니라, 지중해담치 라는 홍합의 한 종류라고 한다. 지중해담치를 검색하면 그 앞에 '가짜홍합' 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는데, 이것에 대해 참 아쉬운 마음이 든다. 지중해담치의 영어이름은 Mediterranean mussel, 즉 지중해 홍합, 인데 지중해에서 태어나고 자란게 뭐라고 가짜홍합이라는 별명이 생겼는지. 지중해홍합은 홍합도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홍합이면 홍합이지 가짜홍합은 또 뭐여.


조금 더 들어가서 보자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진주담치, 학명 mussel, 와 동일종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진주담치 또한 유럽과 지중해가 원산지였지만, 배의 바닥에 붙어서 여행하며 세계 각지로 퍼졌다고 한다. 만약 짭퉁홍합이 지중해담치가 아닌, 진주담치라는 조금은 더 정감가는 이름으로 불렸다면 사람들이 조금 덜 실망했으려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난 지중해란 단어도 너무 좋은데. 영어로도 메디터레이니언. 읽기도 쉽고 외우기도 쉽고 있어보이는 단어이기도 하고. 또 명상이라는 좋은 단어와 비슷하기도 해서 좋다.


이 진주담치인지, 지중해담치인지, 혹은 짭퉁 홍합인지 뭔지 모르는 무언가는 92년도 장흥수협 김민홍(42)씨에 의해 폐 타이어 양식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김민홍씨는 어느날 선박 옆에 개펄에 떨어져있는 타이어를 발견하고, 타이어를 잘 보니 글쎄 그 주위에 굴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고. 그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실험해보니 아주 기가 막히게 양식이 잘됐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돌을 개펄에 던져놓고, 그 돌 주위 새끼굴이 붙으면 수확하는 원시적인 방법을 사용했는데, 김민홍씨의 폐 타이어 하나로 굴 양식을 하는 많은 가구들이 많은 수익을 올렸다고. 길게 자른 폐 타이어는 반 영구적이고, 또한 타이어 사이사이에 있는 실타래?들 때문에 굴이 더 잘 붙고, 잘 자라게 하는 역활을 한다고. 그래서 대통령상까지 받았다고.


'발암물질을 가지고있는 석유화학제품으로 만든 타이어가 수명이 다해 되버린 폐 타이어' 라는 긴 주어와 '홍합, 정확히는 지중해담치' 의 문제는 지중해담치가 짭퉁 홍합이다 아니다가 아닌, 과연 발암물질이 지중해담치가 성장함에 따라 영향을 끼치는지 안 끼치는지 라고 한다. 사실 폐 타이어에 들어있는 발암 물질은 타이어를 가열했을 때 나오는 것 이지 그냥 둬도 나오는건 아닌데.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타이어를 쓰지않겠지? 길거리가 발암 물질 투성이로 넘쳐날텐데 말이야. 담배도 그렇다. 담배도 가만히 있으면서 발암 물질을 내 뿜지는 않잖아. 하지만, 그게 불이 붙어 산화되며 방출되는게 바로 발암 물질 이라고 할 수 있다.


화학을 공부한지가 너무 오래되어 불이 붙는 반응이 산화인지 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넘어가자. 더 들어가자면 더욱 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니 이 근방에서 결론을 내리자면, 우리나라 해양수산부에서는 검사 결과 유럽의 기준보다 낮다고 한다. 하지만 국제암연구기관의 '기준'에 의하면 폐 타이어에 있는 물질중 6가지 유해물질은 대부분 발암물질이라고 한다. 검사가 아니라 기준. 그래서 해양수산부는 검사결과 인체에는 유해하지만 부정적인 인식을 감안해 앞으로는 홍합 양식장에서 생분해성 자제를 사용하도록 노력한다고 한다.


사실 그것보다 내가 관심있는건 홍합하면 생각나는 홍합탕이다. 홍합에 소금만 넣어도 나는 그 시원한 국물맛. 술자리의 친구 홍합탕. 특히 포장마차에서 나오는 홍합탕의 시원한 국물이란. 술 한잔 넘긴후에 수저로 한번, 술 한잔 넘긴 후에 또 수저로 한번씩 마시다 결국에는 손에 그릇을 들고 마시는 그 홍합탕의 맛이란 크... 또 새우, 조개, 랍스터 등 수 많은 갑각류들에게 감사한다. 맛있어서 고마워.


갑각류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진화를 많이 안했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진화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야하나. 별로 변한게 없다. 예전 생물시간에 배운 진화 어쩌구 저쩌구는 뭐 어디로 번식된 새는 줄무니가 생겼고, 어디로 번식한 새는 없었다. 라던지 조상은 같지만 다른곳에 번식한 두 동물은, 하나는 육식 하나는 초식이 되었습니다. 또 원숭이가 진화해 사람이 되어서, 그 사람중 하나인 내가 홍합에 관련된 이야기를 쓰고있다는 엄청난 변화와는 다르게 갑각류, 그 중에서도 조개들은 그냥 조개같았고, 앞으로도 조개같을거다. 왜 조개화석 찾으면 몇억년전 조개입니다!, 혹은 암모나이트입니다! 하잖아. 암모나이트는 꼭 소라같이 생겼고.


그냥 그렇게 조개는 그렇게 되기로 그렇게 맘먹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조개는 그게 좋았던거고. 수억년이 지나면서 조개는 조개인채로인게, 그게 너무 행복해서 깊은 바다속에서 그 입을 앙 다문채 지내고있는게 아닐까. 나비들과 벌은 꿀이 너무 좋아서 꿀 빨아먹는 재미로, 고양이들은 집사를 괴롭히는 재미로, 모기들은 피 빨아먹는 재미로 그렇게 살고, 나는 널 사랑하는 재미로 살지.


라고 드립을 치던 도중 시를 만들 수 있을꺼 같아 내친김에 시까지 써보도록 합니다.


제목 : 변화


지금의 사람이 예전에는 

원숭이였다고 한다.


지금의 7대륙이 예전에는

한 개의 대륙인 판게아였다고 한다.


지금의 조개는

예전에도 조개였다고 한다.


원숭이는 지식을 갈구하다

사람이 되었고,


판게아는 혼자가 심심해서

여러 개성의 친구들을 만들었고,


조개는 조개인게 좋아

조개인채로 지낸다고 한다.


나는 너를 좋아해서

너의 이상형이 되도록 노력한다.


시는 별로군. 다음에는 더 좋은 글과 시를 쓰도록 노력합시다. 해양수산부가 생분해성 자제를 쓰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