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young and selfish
I am young and selfish. 오늘 문득 아침에 일어나 핸드폰을 확인하고, 피곤에 지친 몸을 깨우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있을때 갑자기 생각났다. 나는 어리고 어리석구나. 평소에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던 몸뚱이가 번지점프를 하러 간다니까 그래도 가볍게 움직였다. 역시 하고싶은걸 하려하니 내 몸이 잘 따라주는구나. 역시 사람은 하고싶은걸 하고 살아야하나보다. 아이들과 만나기로 한 시간이 어느덧 오분전으로 다가와서, 커피한잔을 내리고, 아몬드를 한주먹 먹고, 물을 한잔 마신뒤에 커피를 들고 나갔다. 바람이 불지만 춥지는 않을 날씨에 바람이 잘통하는 칠부바지와 바람막이를 입고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벼운 칠부바지. 곧 친구들과 만나서 버스표를 끊고, 화장실도 들리고 배고프다니까 슈퍼도 들려 김밥도 사고, 샌드위치도 사고, 음료도 준비해서 소풍가듯이 버스에 탑승했다. 정말 오랫만에 타보는 버스였다.
난 버스나 기차를 타는걸 좋아한다. 특히, 자주 문이 열리지 않는 버스말이다. 지하철이나, 마을버스처럼 자주 문이 열리는건 왠지 버스나 기차를 탔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서있는' 기분이라면, 오랫동안 한 자리, 나에게 배정된 자리에 타고있는 버스나 기차는 '머문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또하나, 창밖이 보여야한다. 지하철처럼 어두컴컴한 벽들이 쏘아지듯 보여지는게 아닌, 주위 풍경이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움직여야 내가 좋아하는 곳이 된다. 순서를 따지자면, 장거리 버스, 장거리 기차, 버스, 그리고 지하철 순이랄까. 비행기는 예외다. 비행기는 다른 공간으로 가는 도라에몽의 4차원의 문이니까.
재수할적에는 왜인지 울적해서 버스를 많이타곤 했다. 비록 지하철로는 20분이 걸리는 거리를 버스는 40분 이상이 걸리곤 했지만, 버스를 타고 한강다리를 건너는게 너무나도 좋았다. 20분을 더 소비할정도로 더 많이. 하지만 요즘에는 지하철을 탄다. 빠르고 편하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목표를 향해서 지체없이 달려간다. 마치 고속도로같다. 이미 정해진 길로 달리기만 하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이동수단. 비록 가는동안은 내가 어디로 가는지, 어떤 곳 인지는 몰라도 정해진곳에 내리면 정해진 곳에 어느세 도착해있는 빠르고 편한 이동수단. 나도 어느세 과정보다는 목표를 우선시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오랫만에 내가 좋아하는 버스에 탔다. 약 한시간 반정도 운행을 한 버스안에서 나는 무슨생각을 했었나. 무슨생각을 하긴, 항상 하는 여자생각을 했다. 특히나 마지막으로 기억되는 사람. 이상하게 시작도, 끝도 있었던 적이 없었던 사람에 대해 생각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는 그 사람이 올린 사진을 봤다. 그 사진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저 사람이 잘됬으면 하면서도 그냥 그자리에 있어줬으면도 좋겠다는 생각. 여전히 내것도, 남의것도 아닌채로 내가 필요할때 찾을수 있는 사람이였으면 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내가 책임지지는 않을, 정말로 이기적인 생각을 했다. 내가 그 사람에게 해줄수 있는건 없는대도. 비단 이 사람뿐만이 아니라,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생각을 자주 한다.
요즈음은 여자생각이 별로 없다. 여자친구가 있어도 해줄수 있는게 없을것 같다. 처음 여자를 사귀었을때처럼 순수함도, 두번째의 불같았던 사랑도, 세번째에 간절함도 이젠 없는것같다. 나는 이기적이고 멍청하다. 그러기에 곧 잊어버리고, 순수하고 불같고 간절한 사랑을 할수 있을것이다.